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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산골소녀 옥진이, 하늘소녀 되다 작성일 2016.05.12 조회수 2051
첨부파일 산골소녀옥진이.jpg


1980, 전남 고창여고 2학년 소녀가 마을축제에서 사진 포즈를 취하다 언덕에서 실족해 목 아래로 마비된다. 소녀는 시골방에 갇혔고, “텅빈 방에/나만 홀로/산맥처럼 누워 산다(하략).”, 사고 후유증은 죽을 때까지 지속된다. “조금 아프면 울지만/많이 아프면 울지 못합니다/조금 아프면 죽음도 생각하지만/많이 아프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습니다(하략).”

나을 희망 없는 통증은 참담하다. 그러나 8년 후, 시집이 발표되고 소위 유명인이 된다. 동정의 성금이 답지했다. 이후 소녀는 어찌되었는가?

그녀는 곧바로 <사랑 가꾸기> 모임을 만들어(91) 소년소녀가장에게 자신이 받은 성금을 보내기 시작한다. 이 장엄한 시적 기부는 동참자들과 함께 빈한한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포함, 40여 명에게 매월 10만원씩 생계비를 보냈다. 25년 동안! 그리고 지난 411, 시인은 암 투병 끝에 산맥처럼 짓누르던 몸을 벗고 날아올랐다.

<옥진이><사랑가꾸기>처럼 드러내지 않고, 어김없이 나눈 모임은 다시 보지 못할 것이다. 한벗이 소개한 장애인 3명도 도움을 받아왔다.

 

나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

 

나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

다른 사람도 사랑할 줄

아는 사람이래야 합니다.

 

나를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

다른 사람도 용서할 줄

아는 사람이래야 합니다.

 

나를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은

다른 사람도 기다릴 줄

아는 사람이래야 합니다.

 

내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사람은

다른 사람의 행복도 빌어줄 줄

아는 사람이래야 합니다.

 

오직 그런 사람만이

나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고

내가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.

 

 

- 23살에 펴낸 첫 시집 산골소녀 옥진이 중에서.

김옥진 시인은 8권의 시집을 펴냈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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